
애착은 어린아이와 부모와의 관계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이에 관계없이 중요하다. 인생을 경험하면서 겪는 불안과 삶의 취약성에 애착관계는 자연스러운 해독제가 된다. 가까운 사이, 즉 부부와 부모 자녀 간의 애착관계는 인간의 계속적인 인격 발달의 최적 상황을 만든다. 정서중심치료는 성인 애착, 성인 사랑의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정서와 정서적인 의사소통을 강조하기 때문에 정서중심치료로 부른다.
-정서중심치료를 받은 부부들은 10~12회기 상담과정을 통해 부부불화에서 70~73%의 회 복률을 보였고 90%의 현저한 개선율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서중심치료는 치료종결 후 재발률이 낮다.
-정서중심치료는 전통적인 성 역할을 강조하는 부부와 쉽게 대화를 회피하고 정서 표현을 힘들어하는 남성 배우자가 있는 부부에게 효과적이다.
정서중심 치료가 잘 되면 다음과 같이 부정적이고 폐쇄적이던 정서가 확장된다.
-소원감에서 정서적 교류로
-경계적이던 방어와 자기보호에서 개방과 위험을 감수하는 방향으로
-관계에서 뼈저리게 경험했던 소극적 무력감에서 적극적으로 행동을 주도하고
-절망적으로 상대를 비난하던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두려움과 갈망을 발견하고
-무엇보다도 부부가 고립감에서 벗어나 유대감을 형성한다.
1. 가족, 친구, 애인 등 가까운 관계
2. 부부 관계
-말만 하면 싸우는 부부
-우울증 부부
-만성질환 부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불안 장애를 겪고 있는 부부
-노인 부부
3. 부모와 자녀관계
정서중심치료에서는 불화하는 부부가 부족하거나(성격이 나쁘다거나) 발달이 지연되었거나(성숙하지 못하다거나) 사회기술이 뒤떨어졌다(대인관계 기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부가 결함이 있어서 불화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정서에 몰입된 상태에서 부정적인 대화 고리에 빠져 상호작용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 부부불화가 생긴다고 본다.
배우자가 상대 배우자가 보기에 비합리적이고 파괴적이기까지 한 반응을 보이는 이면에는 숨겨진 이유가 있고 이는 삶의 경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정서중심치료에서는 배우자와의 정서처리과정과 상호작용이 경직될 수밖에 없는 합당하고 적절한 이유가 있다고 가정하고 이를 찾아가는 작업을 한다.
보통 감정, 느낌 등으로 표현되는 정서는 단순하고 가벼운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서는 생리적, 인지적 반응을 동반하며 행동을 유발하는 높은 수준의 정보처리체계다. 정서는 우리가 맞닥뜨리는 경험의 좋음 나쁨을 내적 차원에서 평가하며 의미를 부여하고 내적 가치 체계와 연결하여 어떻게 행동할지를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결정하는 판단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애착대상인 남편이나 아내가 화를 내며 소리를 치는 경우를 보자. 붉으락푸르락하는 상대의 얼굴을 보며 불안과 두려움으로 심장박동과 호흡이 가빠지고 근육이 긴장된다. 이런 생리반응과 동시에 상대가 무엇 때문에 화를 내는지, 나도 같이 화를 내며 싸울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 평가하는 인지적 재평가를 하여 같이 화를 내거나 피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런 과정은 순식간에 진행되어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서는 보통 마음속 깊은 곳의 1차적인 정서가 아닌 표면의 2차적인 정서가 드러난다. 예를 들자면 사람들은 외롭거나 상실감을 느낄 때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 화를 내거나 분노하는 마음(2차 정서) 아래에 외로움과 상처(1차 정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정서중심치료에서는 부부나 부모 자녀 등 애착 대상 간에 겉으로 드러나는 2차 정서가 아닌 1차 정서를 탐색한다. 침묵하거나 분노하는 마음 아래 있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드러내고 이를 애착의 관점에서 보도록 한다. 서로 사랑을 원하면서도 원 상처 때문에 거절될까 두려워 표현하지 못하고 대신 침묵과 분노로 표출하고 있는 자신을 보게 한다. 미움과 분노인 줄 알았는데 두려움과 외로움이었음을 알게 되면 배우자에 대한 행동이 바뀐다. 정서가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관계가 바뀐다. 정서는 갈등이 생기고 갈등을 해결하는 이야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정서중심치료는 개인의 내면만 보거나 관계적인 부분만 보는 치료가 아니라 심리 내적인 면(within)과 대인 관계적인 면(between)을 동시에 고려하는 통합적인 접근 방법이다. 정서중심치료는 명확하게 구조화된 치료법으로 그 단계는 다음과 같다.
제1기 부정적 상호작용 고리의 약화
치료 1단계와 4단계 (내용은 앞의 <정서중심 치료는?> 부분에 표로 표시되어 있음)가 해당하는 1기에서는 부부가 서로 어떻게 대화를 하고 행동을 하는지 상호작용의 고리를 밝히고 이 고리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불화 부부에게는 부정적으로 반복되는 상호작용 패턴, 즉 부정적 고리가 있다. 부정적인 고리는 개인의 내 외부에서 진행되는 내적, 외적 고리가 있다. 내적 고리는 상대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복되는 생각, 감정, 행동을 말하고 외적 고리는 비난하거나 회피하는 상호작용 방식을 말한다. 내적인 고리는 충족되지 못한 애착욕구 때문에 생기며 외적인 고리는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나름의 시도이지만 이 때문에 관계가 더욱 나빠지는, 잘못된 시도이다.
부정적인 고리에 빠져있는 불화 부부의 이면에는 서로에게 사랑받고 존중받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이런 애착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고통스럽고 슬프고 외롭고 두렵고 불안한 정서가 있다. 외적인 고리에는 공격-회피 고리, 회피-회피 고리, 공격-공격 고리와 같은 것들이 있다.
회피, 위축자의 정서
거절, 부적절감, 실패에 대한 두려움, 압도되는 감정, 무감각(경직), 두려움(무서움), 무가치감, 평가받고 비난받는 느낌, 수치심, 공허감
비난, 공격, 추적자의 정서
상처, 외로움, 무가치감, 존재감의 상실, 고립감, 중요하지 않다는 느낌, 버려진 느낌, 절망감, 관계가 끊어진 느낌, 불행감.
부부는 서로에게 이런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처음에는 놀라거나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면서 “도대체 우리가 그동안 왜 싸웠지?”라고 묻는다. 부정적 고리 이면에 있는 이런 정서와 욕구를 애착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문제는 상대방이 아니라 부부가 갇혀있는 부정적 고리임을 보는 것이 1기의 과제이다.
* 이 단계는 아래에 있는 2번 <부정적 상호작용 고리>에서 더욱 상세히 볼 수 있다
제2기 상호작용 태도 변화시키기
치료 5단계에서 7단계(내용은 앞의 <정서중심 치료는?> 부분에 표로 표시되어 있음)에 해당되는 2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그동안의 공격하고 회피하던 부정적인 상호작용 대신 자신의 애착욕구와 정서를 밝히는 다른 관계패턴으로 상호작용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각자 부정적 고리에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음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각자 몫의 책임을 지면서 서로 비난하거나 피하지 않고 자신의 정서(1차 정서)와 애착욕구를 말하는 것이다.
이 시점에 이른 부부는 부정적 고리 이면의 배우자의 정서와 애착욕구를 알게 되면서 “나는 지금 치료과정을 통해 당신이 누군지 새롭게 알게 되었어.”, “우리 각자의 행동이 어떻게 우리의 관계를 해치고 결국에는 서로에게 상처를 입혔는지 알게 되었어.”라고 말할 수 있게 된다.
* 이 내용은 아래에 있는 3번 <숨겨진 정서 찾기>, 5번 <애착욕구와 정서를 관계에 통합시킨다>에서 더욱 상세히 볼 수 있다
제3기 강화와 통합
치료의 8단계와 9단계(내용은 앞의 <정서중심 치료는?> 부분에 표로 표시되어 있음)가 해당된다. 정서중심치료가 효과적으로 끝나면 비난하던 배우자의 분노가 줄어들고 냉담하고 회피적이 되었던 배우자의 참여가 늘어나게 된다, 비판적이던 배우자는 비난하는 대신 자신의 욕구와 소망을 공개적으로 표현하게 된다. 이를 통해 회피하던 배우자의 반응이 증가된다.
예를 들어 비판적이던 배우자는 “당신은 늘 당신 좋을 대로만 하는 이기적인 사람이야”라고 말을 하던 데서 “내가 힘이 드니 당신이 주말에는 애들을 데리고 나가서 놀아 줬음 좋겠어.”라고 얘기할 수 있게 된다. 회피하고 위축되었던 배우자는 배우자의 이런 요구에 좋다, 싫다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던 데서 “그래, 여보 당신도 쉬는 날이 있어야지. 토요일에는 내가 애들 데리고 나가서 놀게. 근데 나도 하루는 쉬고 싶으니 일요일에는 집에서 편히 있고 싶어.”라고 얘기할 수 있게 된다.
3기에서는 이런 상호작용을 강화시키고 이를 방해하는 과거의 문제도 이렇듯 정서와 애착욕구를 드러내며 해결하는 단계이다. 부부는 자신의 욕구와 두려움을 서로 개방하게 되고 이로써 두 사람 간에 결합된다는 느낌이 든다. 부부치료에서 치료가 필요한 대상은 부부가 아니라 부부관계다. 즉 부정적 고리에 빠져 있던 상호작용 관계가 치료대상이다.
* 이 내용은 아래에 있는 6번 <서로를 수용하고 격려하기>에서 더욱 상세히 볼 수 있다

불화 부부에서 나타나는 공격적인 태도는 실은 부부간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시도이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의도와는 달리 배우자를 점점 멀어지게 만들고 관계에서 안전감이 사라지게 한다.
남성들이 부부관계에서 많이 보이는 회피적인 태도는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나름의 시도이다. 공격하고 비난하는 배우자를 통한 강렬한 정서경험을 조절하면서 아예 정서적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면 아내는 점점 더 비난과 공격의 수위를 올린다. 아무 반응도 없이 멀어지는 남편의 반응을 이끌어내서 연결되기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아무 반응도 안 보이던 남편은 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더 위축된 반응을 보인다. 공격하고 위축되는 부정적 고리는 서로가 부부관계를 유지하려는 나름의 시도이나 실패하는 시도이다.
이런 경직된 부정적 상호작용 고리는 관계를 악화시키는 일차적인 요인이다. 부부의 행동을 관계의 맥락에서 보면서 부부는 관계에서 자신이 습관적으로 상호작용 태도를 알게 된다.
나쁜 사람 찾기는 자기를 보호하는 것이 목적으로 갈등의 원인을 상대방으로 돌린다. “네가 잘못해서, 네가 나쁜 사람이라고 이런 일이 생겼다”고 공격한다. 공격으로 상처를 입은 배우자는 즉각 반격하며 상대 배우자의 단점을 지적한다. 단점을 지적하면 할수록 상대도 더욱 강하게 몰아붙이고 모든 것이 네 탓이라는 태도를 취한다. 서로 잘못한 것을 나열하며 배우자를 이기기 위한 수단을 총동원한다.
다른 사람의 행동은 눈에 보여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어떻게 하는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 배우자가 하는 언행은 잘 보이지만 나의 언행은 보이지 않는다. 흥분할수록 그렇다. 정서적으로 몰입되어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마음이 뭔지, 내가 어떻게 하는 지는 보지 않고 오직 상대 배우자의 반응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전체 상호작용의 흐름은 무시된다. 이 고리에서는 남편과 부인 모두 공격-공격의 부정적인 고리의 희생자이다. 배우자의 반응에 내가 유발하는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 부정적인 고리에서 벗어나는 첫 출발점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반응을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항의하기 시작한다. 항의는 반응을 얻으려는 시도로 반응이 없는 사람에게 자극하고 찌르는데 이러면 상대는 더욱 물러나 반응하지 않게 된다. 물러서서 뒤로 숨어버리면 상대는 버려진 느낌이 들어 더욱 심하게 찔러댄다. 회피하는 사람들이 무뚝뚝하고 냉담한 반응, 즉 벽 쌓기를 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비난을 받거나 지적을 받으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여기며 최선의 선택이 물러나 조용히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벽 쌓기는 상대의 분노와 충동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킨다.
항의자와 회피자 모두 비난-철수, 요구-거리두기 고리의 희생자이다. 나쁜 사람 찾기는 명백하게 서로를 공격하는 것이고 항의하기는 한쪽이 다른 쪽을 지적하거나 비난하고 한쪽은 가만히 있어 싸움이 되지 않아 문제라고 여기지 않을 때가 많다. 흔히 아내가 바가지를 긁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이런 상태로 두 사람 모두에게 분노가 쌓여있는 상태다.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표현
“요즘, 남편은 바쁘다면서 항상 밖으로만 돌아요. 어쩌다 집에 있을 때는 컴퓨터 모니터와 텔레비전만 쳐다보죠. 우린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어요. 그래서 화가 나요.”
“그 당시에 정말 남편이 필요했는데 남편이 없었어요. 남편은 내가 느끼는 감정에는 관심이 없어요,”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눈물만 나와요. 이렇게 지내면 말라죽을 것 같아요.”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단어
밀고 당김, 모욕, 공격, 비난, 불평, 압박, 과장, 고함, 충동, 친밀해지려 함, 개선
회피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표현
“나는 입을 닫고 아내가 조용해지기를 기다립니다. 풍파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조용히 있지요. 이것이 내가 관계를 보호하는 방법이에요. 풍파를 일으키지 말자.”
“난 안전한 나만의 공간으로 숨어요. 벽 뒤에 숨는 거지요. 아내가 분노하면서 쏟아내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빗장을 채웁니다. 그때 나는 죄인, 아내는 법관처럼 행동해요.”
“나는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아내처럼 요구하지 않아요. 나는 부족한 사람이 아니니까요. 다른 사람에게 기대는 것은 어린아이처럼 약한 사람이나 하는 것이라고 배웠어요. 그래서 나 혼자 일을 처리해왔어요. 난 다른 사람에게 매달리지 않아요.”
“아내와 더 이상 좋아질 수 없기 때문에 포기했어요.”
회피하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단어
물러난다. 입을 닫는다. 경직된다. 감정을 숨긴다. 숨는다. 멍해진다. 고뇌한다. 문제를 해결한다.
나쁜 사람 찾기의 적대감과 항의하기의 분노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 부부들이 가끔 있다. 이들은 모두 침묵으로 일관한다. 부부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관계에는 긴장이 흐르고 부부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냉담-회피 고리는 흔히 항의하기 대화가 진행되다가 더 이상 변화가 없을 때 나타난다. 공격과 비난을 하던 배우자가 관심 받고 싶은 마음을 접고 침묵하기 시작하면 냉담-회피 고리가 시작된다.
냉담-회피하기 고리에 숨어있는 진짜 문제는 절망감이다. “모든 것이 네 탓”이라고 하던 배우자도 이 단계에 이르면 문제가 자신의 결점 때문에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의 사랑스럽지 못한 부분을 감추려고 숨어버린다. 신체 접촉이 사라지며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부부는 성관계가 없는 것을 합리화하고 배우자와의 단절에 따른 고통을 부인한다. 그리고 우울증을 호소한다. 서로 다가가지 않고 교류하지 않는다. 이런 냉담과 회피 고리에 들어가면 부부관계가 끝날 수도 있다.

-
겉으로 드러난
정서 이면에
또 다른
정서가 있다 -
원상처가
자극받은 순간을
인식하기 -
원상처를
배우자와 나누기 -
문제를
애착욕구의
관점으로
재구성한다 -
부정적인 고리가
부부의
정서적 박탈과
불화의 원인
사랑하는 사이에는 상처도 쉽게 받는다. 감정적인 노출을 많이 하고 기대도 크기 때문이다. 부주의한 한마디 말과 행동이 서로에게 상처를 많이 준다. 이 경우 약간의 고통이 따르긴 하지만 강도는 크지 않고 쉽게 지나간다. 하지만 어떤 상처는 사람들을 매우 예민하게 만드는데 이를 원상처라고 한다. 원상처는 부부에게 심각한 고통을 준다.
원상처는 과거 또는 현재의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에서 애착욕구가 반복적으로 무시되고 거부당해서 받은 상처다. 부모, 형제, 친척, 현재의 사랑의 대상에게서 받은 상처가 원상처가 된다. 원상처가 건드려지면 평소와 달리 정서적 균형을 잃고 빠르게 자동적으로 부정적 고리에 갇힌다.
남편이 연락 없이 집에 늦게 들어오면 견디지 못하고 수십 통의 전화를 하던 아내가 있었다. 이 때문에 남편은 아내를 의부증이 있다고 비난했고 아내는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에게 심한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아내는 어린 시절 함께 장사를 하셨던 부모님이 연락도 없이 늦게 오실 때마다 버려진 느낌을 받았었다. 깜깜한 밤에 동생과 불도 켜지 않고 부모님을 기다리던 그때, 아내는 슬프고 고통스럽고 두려웠으며 버려진 느낌이 들었었다. 남편이 연락도 없이 밤늦게 들어올 때면 그때의 생각이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원상처는 이런 과거의 경험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부부관계에서 정서적인 박탈감과 거부감을 경험하면 원상처가 된다. 자녀가 태어나거나 질병에 걸리거나 실직을 당한 시기에 배우자의 적절한 위로를 받지 못하면 원상처가 되어서 사소한 일에도 쉽게 상처를 입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의 적절한 반응을 받지 못하면 누구나 상처를 입는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원상처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생활한다. 원상처를 자극받으면 방어적 태도로 회피하거나 분노를 표출한다. 회피와 분노는 슬픔, 수치심, 두려움 등의 감정이 표현되는 것을 막는다. 부부가 부정적 고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가장 먼저 원상처의 고통을 처리해야 한다.
부부관계의 회복은 부정적 고리를 발견하고 부정적 상호작용의 이면에 있는 원상처를 이해할 때 가능해진다. 심각하지 않은 원상처는 스스로 이해함으로써 회복 가능하지만 심한 학대와 같이 심각한 원상처는 배우자나 상담자의 도움을 받아 고통스러운 감정을 처리하고 안정적으로 결합될 수 있다.
원상처가 자극받았음을 암시하는 신호가 있다. 첫째 감정의 흐름이 순식간에 변한다는 것이다. 즐겁게 농담을 주고받던 사람이 갑자기 화를 내거나 반대로 냉담한 태도로 거리를 두며 평정심을 잃는다. 주로 상처받은 배우자의 태도가 바뀌고 상대 배우자는 이런 변화를 이해하기 어렵다. 둘째, 공격의 강도가 적절하지 않다. 상황에 비해 지나치게 화를 내거나 냉담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신호는 애착욕구와 두려움에 의한 것으로 갑자기 나타나서 모든 것을 압도한다. 자신의 원상처를 이해하려면 욕구와 두려움이 적절하게 표현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방어적으로 화를 내거나 회피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엉뚱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사람들은 관계가 불안해지면 자신의 약점을 감추려 한다. 그래서 자신의 욕구와 두려움을 얘기하지 않는다.
원상처가 자극받았을 때 일어나는 일들
1. 사랑하는 사람이 비판하거나 접촉을 거부하면 경보가 울린다.
2. 원상처가 자극받으면 신체가 반응한다.
3. 원상처가 자극되면 이성적인 반응보다 파충류의 뇌(정서를 담당하는 편도체)가 먼저 작동한 다. 파국적인 감정반사행동을 하게 된다.
4. 원상처가 자극되면 강렬한 정서를 느끼게 된다. 모든 정서는 행동을 유도한다.
누구나 자신의 약점은 감추고 싶어 한다. 강해야 살아남는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자신의 약점을 감추고 부인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자신의 약점이 노출되는 것을 싫어한다. 나의 약점이 드러나면 매력을 잃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나에게 상처를 입힐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약점을 공개하면 쉽게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약점을 표현할 때는 서서히 조금씩 드러내는 것이 좋다. 굳이 다 드러낼 필요는 없다. 약점을 개방할 때 느끼는 감정을 말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는 내 약점을 밝히는 것이 어려워...”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런 다음 예민한 부분을 차츰 드러내면 된다. 이렇게 하는 것이 편안해지면 원상처를 개방할 수도 있다. 그러면 배우자도 자신의 원상처와 그 원인을 드러낸다. 서로 원상처를 개방했을 때 오는 효과는 엄청나다. 그동안 서로 약점을 감추고 강해 보이려 해온 때문에 이런 약점과 상처를 드러내면 충격을 받고 믿을 수 없어 한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감정은 유대감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다. 사람들은 안식처가 위협을 받으면 슬픔, 부적절감, 실패감, 수치심을 느낀다. 그리고 거부, 상실, 버림받음에 대한 심한 두려움에 휩싸인다. 이 두려움을 무시하고 억압하고 회피할 때 보다 두려움과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면 훨씬 편안해진다.
원상처가 건드려지면 평상시보다 예민하고 과격한 반응을 하게 된다. 자동적으로 더 분노하거나 더 회피적이 되거나 더 냉담해지는 부정적 고리로 들어가게 된다. 이때 자신이 왜 그랬는지 어떤 마음으로 그랬는지 자신의 마음과 정서를 보고 이를 애착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부정적 고리에서 빠져 나올 수 있다. 비난하고 회피하는 습관적인 상호작용이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 애착욕구의 발로였음을 보면서 부정적 고리가 문제였음을 알게 된다.
‘아, 내가 남편에게 배려받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비난을 하고 소리를 질렀구나.' 또는 ‘아, 내가 못난 모습이 자꾸 드러나는 게 싫어서 아내에게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구나.’라며 자신의 마음과 정서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의 상처와 두려움에만 집중해 배우자는 나쁜 사람이 되었는데 전체상황을 이해하면서 서로의 감정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아내가 소리치며 분노하는 것에 힘들어하며 회피하기만 하던 남편이 전체 상황을 이해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그동안 당신이 나를 무시한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당신이 상처를 받아서 흥분하고 고함쳤다는 것을 알게 됐어. 내가 당신을 외면하거나 거부하면 당신이 예민해진다는 것도 알았어. 나는 당신이 상처받는 것을 원치 않아.”
서로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며 애착욕구를 표현할 때 비로소 부부는 불안감과 싸움을 부추긴 부정적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다.
남편이 늘 자신에게 지적하며 지시를 한다고 생각했던 아내와 결혼생활에서 심한 박탈감을 느끼며 한 번도 아내의 관심과 배려를 받은 적이 없다는 남편이 있었다.
남편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매주 금요일 밤 섹스를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 방으로 오지를 않아요. 나는 아내를 기다리며 버림받은 느낌을 받았어요. 두려웠어요. 하지만 이런 말을 할 수는 없었죠. 혼자 침대에 누워 있는 내가 무가치한 사람같이 느껴지면서 그때
철저히 혼자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럴 때마다 저는 고함을 치고 화를 내다가 냉소적인 태도를 보였죠."
아내는 그동안 남편이 싸움꾼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남편이 자신을 필요로 해서 화가 났고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하자 놀라며 낯설어했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다.
“내가 몹시 지쳐있을 때 당신이 나와 함께 하기를 원하면 나는 당신을 만족시켜줄 수 없다는 압박감을 느꼈어. 당신은 나에겐 관심이 없고 섹스만 하고 싶어 한다고 느꼈으니까. 당신이 나를 원할 때 나는 피하고만 있었어. 이제야 내가 그럴 때 당신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보여.”
부부는 서로가 서로를 너무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도 그것을 표현하지 않고 강요하고 피하기만 했던 자신들의 태도를 깨달았다. 남편과 아내 모두 서로에게 중요한 사람이라는 확신이 없어서 두려워했고 이를 표현하기보다 화를 내고 피했던 부정적 고리의 희생자였음을 깨달았다. 상대 배우자가 아니라 부정적인 고리가 적이 된다. 회피하던 배우자가 이런 인식의 변화로 부부관계에 대한 참여가 늘어나면 공격하던 배우자의 공격도 순화된다.

낯선 상황에서 아이와 엄마가 함께 놀다가 엄마가 아이를 놔두고 나갈 때 보이는 아이의 반응에 따라 애착 유형이 나뉜다. 애착이론을 처음 얘기한 메리 애인스워스(Mary Ainsworth)는 아이의 반응에 따른 애착 행동유형을 안정 애착, 집착형(양가형) 애착, 회피형 애착 세 가지로 분류했다.
안정 애착을 맺은 아이는 엄마가 나갈 때 조금 불안해 하다가 곧 돌아올 것을 믿어 엄마가 돌아오면 반갑게 맞이한다. 집착형(양가형) 애착인 아이는 엄마가 나갈 때 분리에 대한 강력한 반응을 보이며 불안해하며 울며 매달리고 심하게 공격적이며 엄마가 돌아왔을 때 엄마를 반갑게 맞이하지 않고 예측하기 힘든 행동을 한다. 엄마에게 화를 내기도 하고 마지못해 안기는 수동적 자세를 취한다. 회피형 애착은 엄마가 나갈 때도 데면데면, 엄마가 돌아왔을 때도 냉정하고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애착대상과의 접촉은 인간의 삶에 필수적이다. 부모, 아이, 배우자, 사랑하는 사람 즉 애착대상과의 접촉은 위로와 안정감을 주고 분리되면 고통스러워진다. 안전한 애착관계는 인간의 계속적인 인격발달의 최적 상황을 만든다. 안정적 애착은 안전기지를 제공하여 자신, 타인, 세상에 대해 위험을 감수하고 탐험할 수 있는 자신감을 준다. 이에 따라 인지적으로 개방적이며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도 높여준다.
중요한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고 접촉을 유지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타고난 속성으로 전 생애를 통해 지속된다. 성인도 사랑하는 사람과 정서적으로 친밀하기를 원한다. 힘들 때 위로받기를 원하며 관계가 분리되거나 멀어지면 고통스러워한다. 안전하게 애착이 형성되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일관성이 있고 분명한 자기상이 생기며 자율성과 자기 확신을 갖게 된다.
안전하게 연결되어야 분리와 분화가 가능해진다. 애착은 피할 수 없는 불안과 삶의 취약성에 대한 자연스러운 해독제가 된다. 나이에 상관없이 긍정적 애착은 안식처를 제공하여 스트레스와 불확실성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한다. 애착의 관점에서 건강함이란 완전한 독립과 과잉의존(동반의존)이 아닌 효과적인 상호의존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안정적으로 애착이 되면 인내력이 향상되고 자기 자신과 행동, 정신적 상태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지지해줄 수 있으며 갈등과 스트레스를 긍정적으로 다루어 행복감, 안정감, 만족감을 느낀다. 안정된 정서연결은 안식처, 안전기지가 됨으로써 관계회복의 핵심이 된다.
애착행동을 유발하는 정서는 마음을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서를 통하여 동기와 욕구를 알게 되고 정서적인 접근과 반응을 함으로써 유대감이 형성된다. 애착대상에게 접근할 수 없다고 판단될 때 사람들은 분리 고통을 겪는다. 자신이 필요로 할 때 애착대상이 언제나 옆에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중요하다. 애착관계에서 강한 정서가 유발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충격, 스트레스, 질병, 두려움이나 불확실성은 강한 정서를 표출시키며 애착욕구를 활성화시킨다. 중요한 사람과의 애착은 무력감과 무가치함에 대한 일차적 보호 효과가 있다.
애착행동을 할 때 애착대상이 반응하고 접촉하지 않으면 분노하며 항의→ 매달림→ 우울→ 절망감이 순차적으로 나타나면서 마지막으로 분리된다. 정서중심치료에서는 불화 관계에서 나타나는 비난(요구)-철수의 부정적 고리를 분리고통의 관점으로 바라본다.
정서중심치료를 창시한 수잔 존슨은 애착유형을 안정 애착, 불안정 애착(집착형), 회피애착(거부형), 공포회피 애착(두려움형)의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애착 유형의 종류
1. 안정 애착 유형은 긍정적, 부정적 정서를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상태로 중요한 대상을 믿어 주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2. 불안정 애착 유형은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가 위협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통제하고 반응을 얻기 위해 불안해하며 매달리고 공격하는 애착행동이 강렬해진다.
3. 회피 애착 유형은 정서적으로 안전한 관계가 아니라고 판단될 때 특히 상대방이 반응을 보 여줄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지 않을 애착욕구를 아예 억누른다.
4. 공포회피 애착 유형은 친밀감을 원하면서도 막상 친밀감이 허락되면 회피반응을 동시에보인다.
유아는 애착인물이 자신의 요구에 지지와 보호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애착인물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형성하게 된다. 아울러 자신이 애착인물로부터 사랑받는 소중한 사람으로 인정받느냐 못 받느냐에 따라 자신에 대해 이미지를 형성한다. 소중하게 여겨지면 긍정적인 이미지를, 그렇지 못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다.
애착이론가 볼비는 영아기에 형성된 양육자에 대한 애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기와 타인에 대한 신념으로 재조직된다고 주장하고 이 재조직화된 신념을 내적 작동모델(internal working model)이라고 했다. 내적 작동 모델은 자기와 타인에 대한 이미지로 영유아기 애착 인물과의 관계로부터 만들어져 새로운 관계에 대한 틀을 제공한다.
관계의 틀을 제공하는 내적 작동모델의 유형
1. 안정적 애착유형의 내적 작동모델에서는 자기 이미지도 괜찮고 애착대상 이미지도 괜찮다 고 생각한다. 나도, 상대도 괜찮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율성이 있으면서도 효과 적으로 의존할 줄도 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편안하게 대화한다.
2. 불안정 애착유형의 내적 작동 모델에서는 자기이미지는 부정적이고 상대의 이미지가 긍정 적이라고 생각한다. 자기보다 상대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겨 상대방에게 매달려 친밀함을 추구하고 싶어 한다.
3. 회피 애착유형의 내적 작동모델에서는 자기 이미지는 괜찮고 상대의 이미지는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괜찮은 자신의 이미지를 망치는 괜찮지 않은 상대방의 공격, 거부를 회피하는 관계 방식을 유지한다.
4. 두려움 애착의 내적 작동모델에서는 자기 이미지도 부정적이고 상대 이미지도 부정적이라고 생각해 친밀함을 원하면서도 친밀해지면 자신의 약점이 드러날 것이라 여겨 다가오지 못하 게 만든다.
내적 작동모델은 특정한 상황이나 정서에 의해 자동적으로 나타나며 정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변화될 수 있다.

비난하고 회피하는 부부가 빠져 있는 부정적 고리에는 정서와 애착욕구가 담겨있다. 남편과의 친밀함을 잃은 슬픔과 남편의 거부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싶은 아내의 욕구는 남편과의 상호작용 방식을 경직되게 하는 분노로 표현되고 이는 남편을 더욱 도망가게 하고 위축시킨다. 분노하고 비난하고 지적하는 이면에는 친밀함, 유대감, 사랑받고 주고 싶은 욕구와 그 욕구를 거부하는 것 같은 남편에 대한 분노와 상처, 관계가 끊어질 것 같은 두려움, 슬픔이 있다.
위축된 남편에게는 자신마저 같이 분노를 표출한다면 관계가 끊어질 것이라는 두려움에 자리를 피함으로써 관계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아울러 계속되는 아내의 비난과 분노로 스스로에 대한 부적절한 느낌을 가지고 있으면서 아내가 두렵고 아내에게 자신은 전혀 중요한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무가치감도 느낀다. 아내의 분노 앞에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남편이 느끼는 정서는 외로움, 무가치함, 부적절함, 거절감, 수치심 등이다.
이 단계는 관계 속에 있는 자신의 욕구를 개인이 볼 수 있도록 이끄는 단계이다. 부인된 정서는 부인된 욕구이다. 버림받게 될까봐 불안할수록 애착대상으로부터 위로받고 접촉하고 싶은 욕구가 활성화된다. 부정적 고리가 애착욕구로 재구조화 되면 이런 욕구와 욕망이 명확하게 표현된다. 정서중심치료에서 가장 심리내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단계이다.
자신을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면 자기의 이미지가 바뀌어서 비굴하게 타인을 달래기만 하던 사람이 분노를 표현하면서 자기주장을 하게 된다. 그동안 위축되었던 남편이 두려움을 시인하고 그동안 충족되지 못했던 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소망을 표현한다. 자기(self)에 주목하게 된다. 이 단계의 가장 극적인 정서는 자기 이미지, 즉 자기가 사랑스럽고 가치 있다는 것과 관련된다. 그동안 잘 몰랐고 수용되지 못했던 자기의 어떤 측면이 경험과 관계 속으로 통합되는 것이다. 중요한 사람으로부터 부인되고 무시되었던 약점을 상대방에게 노출하게 됨으로써 자기 이미지와 상호작용 태도가 확장된다.
부부는 부정적 고리에서 한 사람의 태도가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잘 모른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잘못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관계를 맺는 방식이 문제이다.
부정적인 상호작용 고리는 신속히, 생각할 여지도 없이 자동적으로 작동한다. 그리고 한 번 그 고리에 갇히면 그 고리가 너무나 경직되어있어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고리가 급회전하면 빠르게 부정적으로 고리에 몰입되고 이 고리가 부부관계의 모든 요소를 규정한다. 부부가 고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고리가 얼마나 강력한지, 고리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의 접촉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관계의 어느 정도가 이러한 고리에 둘러싸여 있는지는 부부마다 다양하다.
부정적 고리란 부부가 서로에게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의 결과이며 이 과정에서 야기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를 알게 되면 부부는 위로를 받게 되고 이 개념을 수용하게 된다.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으로는 상대방에게 정서적으로 어떠한 영향도 미칠 수 없었다. 배우자의 분노가 아무 이유 없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회피에 대한 절망감 때문에 유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회피자는 깊이 반응을 하게 된다.
많은 부부가 회피가 미치는 강한 영향을 인식하게 된다. 회피가 혐오스러운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애착구조를 통해서 알 수 있다. 회피자는 접근하고 반응하기 힘든 사람으로 정의된다. 배우자에게 접근이 힘들면 타인의 안정적 애착은 위협받게 된다.
무관심했던 배우자가 적극적으로 관계에 나서게 되면 공격하던 배우자도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애착욕구와 두려움에 접근하면서 자신을 직면하기 시작한다.
부부는 자신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보다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추고 살아 자기 마음을 몰라서이기도 하고 욕구를 지각하는 것에 고통이 따랐을 수도 있어서다. 알더라도 배우자에게 자신의 욕구를 채워달라고 말하는 것이 자신의 약점을 알려주는 것처럼 생각돼 말하지 않는다.
부부는 서로 연결되고 싶은 욕구를 깨닫고 이 욕구가 좌절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으로 고통을 겪었던 것임을 알게 되면 심한 슬픔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된다.
“그래요 나는 남편이 다가올 수 없도록 내 주변에 철조망을 쳐두었어요. 나는 남편이 다른 여자 앞에서 웃고 있는 장면을 보았어요. 그래서 남편에게서 등을 돌리게 되었고 점점 더 남편이 필요 없다는 듯이 대하게 되었어요.”
“나는 아내에게 버려지는 게 두려워 더 냉담하게 대하며 괜찮은 척했어요.”
서로 상대방이 문제라고 여기던 시각에서 관점을 돌려 자신을 보기 시작하면 자신의 좌절된 욕구와 정서가 보인다. 부부는 자신 안에 있던 배우자에 대한 애착욕구를 깨닫고 이 애착욕구가 좌절되어 느꼈던 정서를 공격으로, 회피로 표현해왔던 자신을 보게 된다.

불화하던 부부는 배우자가 자신의 애착욕구를 표현하면 당황스러워한다. 서로 상대에게 중요한 존재가 아닌 줄 알고 미워하고 분노하고 외로워하고 두려워하면서 서로 상처를 주고받았는데 오히려 중요한 존재여서 그랬다는 것에 놀라며 믿을 수 없어 한다. 그래서 “거짓말을 한다”거나 이 순간을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려는 술책”이라거나 상담자 앞에서 쇼하는 것”이라며 배우자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이는 현재의 애착대상과 이전의 애착대상에게 오랫동안 애착욕구가 좌절되었을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 또한 인정받고 수용 받아야 하는 애착반응이다. 변화하고 있는 배우자를 믿고 또다시 상처받을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지 두렵고 상대가 의심스럽다는 얘기를 할 만큼 두 사람 사이가 안전하다는 확신도 없어서 보이는 반응이다. 치료자가 이 불안을 견뎌낼 수 있도록 지지하고 수용함으로써 부부는 변화하는 배우자를 보는 자신의 두려움과 불안을 인정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상호작용에 따른 두려움과 불안을 인정하고 나면 상대 배우자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원상처에 의한 애착욕구의 좌절과 두려움을 드러내는 배우자와 배우자의 이런 마음을 수용하게 되면 급격히 회복되며 가까워진다. 새로운 상호작용이 시작된다. 이 과정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지금까지 한 번도 못 해본 상호작용이라 시간이 걸린다.
부인된 애착욕구와 두려움을 표현하고 상대 배우자가 이를 수용하게 되면 관계에 변화가 일어난다. 비난자가 비난의 강도를 순화시키고 회피자가 개입한다. 그러면서 부부가 그동안 하기 힘들었던 접촉과 위로를 서로에게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자기 이미지도 상대 이미지도 괜찮다고 여기게 된다.
이러한 새로운 상호작용의 결과로 부부는 서로에게 접근하고 반응하기 쉬워지고 강한 결합이 일어난다. 이렇게 되면 부부 사이의 정서적 교류가 깊어지고 새로운 긍정적인 결합 고리가 생긴다. 긍정적 고리도 부정적 고리와 마찬가지로 자기 강화 성향이 있어 부부는 상호작용을 할 때마다 더욱 안정적으로 애착이 형성된다.
안정적 애착이 형성됨으로써 배우자는 자신의 가치가 상승된 태도로 말하고 더 이상 상대방의 정의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으며 자신의 관점에서 관계를 정의하게 된다. 자신의 정서경험에 더 깊이 다가가고 거리감이나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접근하는 태도로 말한다. 부부관계는 안전기지가 된다.
부부는 이제 일상생활에서 서로가 동반자가 된다. 더 이상 정서적인 갈등은 부부가 투쟁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관심사가 아니다. 문제가 생겨도 이제는 애착 불안, 기 싸움, 자기 및 관계의 정의와 관련된 싸움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들이 훨씬 단순해진다. 예를 들어 가정의 경제적인 문제는 그냥 돈 문제일 뿐이며 이것이 한 사람이 비난과 비판을 하고 상대는 포기하는 심정으로 대화를 거절하게 되는 부정적인 상호작용 고리를 촉발시키지 않는다.
안정감과 신뢰가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부부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탐구하고 대화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부부는 더 이상 개인적 단점을 방어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게 된다. 부부는 효과적인 문제 해결 기술을 사용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 부부가 직면한 문제의 본질과 의미가 바뀐다는 것이다. 부인은 밤늦게까지 일하는 남편이 일에 빠져있기보다 업무요구량이 많다고 이해한다. 남편은 아내의 도와달라는 말을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라 여기지 않고 아내가 혼자서 힘이 들었다고 이해를 한다. 부부는 관계의 문제를 이전과 다르게 정의하고 혼자가 아니라 둘이 연합해서 함께 문제를 다루어간다.

정서중심치료는 장점이 많은 모델이다. 부부의 사랑과 불화가 형성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탄탄한 이론적 배경을 가지고 출발하였다. 지금까지 부부치료에서는 개인과 관계 중 일면만 강조해왔는데 정서중심치료는 남편과 부인이라는 개인과 두 사람 사이의 관계 모두를 중요하게 다룬다. 좋은 치료모델은 훌륭한 이론적 바탕에 근거를 두어야 하는데 정서중심치료는 개인의 경험을 이해하는 경험주의 이론, 관계를 설명하는 체계이론, 부부의 사랑과 불화과정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애착이론이 통합된 모델이다. 세 가지 이론이 상호보완적으로 작용하면서 부부관계를 세밀하게도 볼 수 있게 해주고 거시적으로도 볼 수 있게 해준다.
정서중심치료자는
-부부에게 의사소통 기술과 협상 방법을 가르치지 않는다
-원가족이 결혼에 미치는 방식에 대해 크게 관심 갖지 않는다
-역설(paradox)과 문제 처방(problem prescription)을 하는 전략적 치료자가 아니다
-결혼과 관계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와 믿음을 개선시키는 교사도 아니다
정서중심치료자는
-과정 자문가이고(process consultant)
-관계상의 춤을 재조직하도록 돕는 안무가(choreographer)
-관계의 방향을 알려주는 전문가가 아니라 때로는 좇아가고 때로는 안내하는 협력자 (collaborator)이다
부부가 새로운 방식을 실험할 기회를 주고 부부가 만들고 싶은 관계방식을 의식적으로 선택하도록 돕는다.
정서중심 치료자는 부부가 지금-여기에서 보이는 반응에 초점을 두고 점차 내적 경험과 상호작용적인 움직임 그리고 이것에 대한 상대배우자의 움직임을 따라가고 확대시킨다. 현재 원가족과 연관된 문제가 예민하게 드러나거나 지금 여기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될 때에만 원가족의 문제에 주의를 기울인다.
이런 점은 대상관계와 분석적 부부치료, 체계적인 보웬치료 방식이 구조화된 가계도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한 행동주의 전통에서 핵심기법인 과제나 숙제를 내주는 식의 미래지향적 개입은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아이가 엄마와 맺는 애착 유형에 따라 사람들이 관계를 맺는 방식과 대화의 패턴이 달라진다. 대화 패턴이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이미 예견이 된다는 얘기다.
메리 애인스워스(Mary Ainsworth)의 이론을 기반으로 한 애착이론은 존 볼비의 연구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존 볼비는 1950년 세계보건기구로부터 대형 탁아시설이나 고아원에서 자라난 아이들이 어떤 심리적 영향을 받는지에 대한 연구를 위탁받아 아이가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한 경우 성인이 된 후에도 지적·사회적·정서적 지체를 경험하게 된다고 보고함으로써 애착의 중요성을 세계에 알렸다. 애착이론은 이후 성인 간의 애착으로까지 발전되었다.
애착이론은 의사소통의 맥락과 패턴 등 행동에 초점을 두고 있는 체계이론이다. 또한 애착이론은 정서조절과 타인을 지각하는 방식에 초점을 두고 있는 개인역동이론이라 할 수 있다. 정서와 의존욕구를 인정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는 애착이론은 친밀한 관계의 영향력과 타인에게 연결되고 싶은 소망을 병으로 보는 것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여성주의 관점과 조화를 이룬다.
애착이론은 인간관계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해 답을 제시해준다.
-부부와 기족이 간절하게 원하던 사랑이 식어가게 되는 잘못된 전략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 인가?
-왜 애착대상과의 갈등적인 상호작용이 거리를 두는 것으로 누그러지지 않는가?
-왜 특정사건은 다른 사건보다 더 관계적인 특성이 강한가?
-어떻게 하면 관계회복에 초점을 맞추어서 사랑하는 사람과의 소중한 결합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인가?
애착이론과 연구는 부부가 정서를 다루는 방식, 자기와 타인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고 조직하는 방식,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통합한 것이다. 그러므로 부부치료자는 단편적인 문제 해결이나 상호작용 기술을 가르치기보다는 정서적 안전감과 애착안정을 형성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부부가 일단 불확실성을 벗어날 수 있게 되면 요구-철수(demand-withdraw)의 상호작용 피드백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고 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견해를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애착이 안전하게 형성되면 개방적이고 일관되고 적절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안정된 애착은 균형 있게 자기주장을 하게 해주며 언어적 공격성을 줄여준다.
경험주의나 체계이론은 정서가 표출되면 타인의 특정 반응이 유발된다고 생각한다. 정서는 부부를 춤추게 만드는 음악이며 중요한 상호작용을 하게 해준다. 정서중심치료는 정서와 그에 따른 내담자의 견해를 공감적으로 이해할 것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휴머니즘적 접근방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정서중심치료가 강조하는 경험주의적 관점
- 인간이 현실에서 환경과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여 경험을 처리하고 형성하는 과정을 강조한다. 치료자는 ‘무엇’ 혹은 ‘어떻게’와 같은 과정질문이나 추측을 통해 내담자의 경험을 확장시켜준다. 특히 정서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반영해야 한다. 내담자의 정서경험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평가절하하거나 바꾸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치료자의 공감과 인정(validation)이 갖는 강력한 영향력을 강조한다. 치료자의 수용과 진실 한 태도에 의해 만들어진 안전한 분위기가 내담자의 자가 치유성향을 강화시켜준다. 치료적 동맹이란 평등하고 상호 협동적인 관계를 말한다.
-인간은 성장하며 정서반응과 욕구에 긍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다, 정서중심치료가 다루는 관계에 대해서 애착적인 견해를 제공한 칼 로저스와 존 볼비는 내담자를 병적으로 보지 않는다. 볼비는 외부세계에 반응하는 모든 방식은 적응적이라고 하 였고 칼 로저스도 같은 견해를 피력하였다. 단지 그 반응방식이 완고하여 새로운 맥락에서 반응을 보일 수 없게 될 때 문제를 일으킨다고 했다. 관계를 도와주려면 우선 상대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서 그곳에서 출발해야 한다. 로저스는 우선적으로 내담자의 경험과 관계 태도의 구조를 치료자가 설명할 수 있고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건강한 관계는 개방성과 개입을 전제로 한다. 인본주의 모델에서는 개인과 관계에 있어 건강함이란 자신의 경험을 개방하고 타인과의 관계에 개입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애착이론과 체계이론에서 보는 건강함은 유연성, 경험을 통해 배우는 능력,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말한다.
-치료 회기는 순간순간의 과정에 초점을 둔다. 자신의 경험에 대해서는 치료자보다 내담자인 당사자가 전문가이다. 치료자의 역할은 현재의 치료과정을 통해 내담자의 경험을 폭넓게 이해하고 의식하지 못하는 부분을 통합하고 새로운 의미체계를 만들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내용이나 사실이 아니라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치료란 내담자와 치료자가 협동해서 찾아가는 과정이다.
-정서에 초점을 둔다. 인본주의 치료자는 정서, 인지, 행동 반응을 통합하려고 한다. 이 중에서 개인의 욕구, 목표, 동기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원은 정서다. 치료자는 부부간의 원활한 소통을 방해하는 불안이나 두려움 같은 정서를 변화시켜주며 변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정서를 사용한다.
-교정적 정서경험에 초점을 둔다. 치료 회기에서 일어나는 지금-여기에서의 교정적 정서경험을 촉진한다. 인지적인 통찰이나 피상적 행동 변화만으로 충분한 변화가 일어나기를 어렵다. 새로운 정서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선택이 일어나며 이러한 정서경험은 개인이 중요한 경험을 조직하는 방식과 자신에 대한 생각, 그리고 타인과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정서중심치료는 체계적 구조주의 접근을 중요한 이론적 축으로 사용하고 있다. 체계이론은 현재의 상호작용과 개인행동을 유발하고 경직시키는 상호작용의 영향력에 초점을 둔다. 치료자는 문제가 되거나 증상으로 나타나는 행동을 포함하여 반복적인 상호작용 고리를 중단시키는 것이다. 경험주의는 개인 내적인 경험에 초점을 두고 체계적인 접근은 상호작용에 초점을 둔다.
정서중심치료가 강조하는 체계이론적 관점
-불화 부부는 서로가 서로의 반응을 유발한다. 강하게 요구하는 배우자는 다른 배우자의 위축 행동을 유발하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배우자의 반응은 피드백 고리, 상호작용 고리 에 의해 형성된다. 한 사람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파장을 미치고 다시 파장을 일으키며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체계이론적 관점은 특정사건을 현재 증상의 원인으로 보는 직선적인 사고 방식에서 탈피하여 순환적인 피드백 고리로 문제를 보려 한다.
-부분은 전체의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으므로 한 사람의 행동은 타인의 행동을 통해서 바라볼 때 비로소 이해가 가능해진다. 즉 상호작용 패턴과 고리에 초점을 맞춘다.
-쳬계를 구성하는 각 요소들은 예측이 가능한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변화를 위해서 치료 자는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상호작용 방식을 변화시키는데 초점을 두며 구성원 자체에 집중하지 않는다.
- 치료자의 과제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왔던 부부의 부정적이고 고정된 상호작용 고리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새로운 지각과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상호작용 태도를 재구성하거나 두려움 나누기 등의 과제를 주어서 악순환되었던 상호작용 패턴을 중지시키고 새로운 대화 방식을 취하도록 한다.
체계주의적 이론과 경험주의적 입장을 통합하게 되면 각 배우자의 개인 내적인 정서적 경험뿐 아니라 두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 일으키는 순환적 고리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고정된 상호작용패턴은 단순히 일관성 있는 체계와 피드백 고리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특정 상호작용 태도가 애착감정과 어떤 연관이 있으며 이러한 감정이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관계에서 가람들의 상호작용을 만드는지 알려준다. 여기서 정서는 관계에서 사람들이 상호작용을 하는 태도를 춤이라 한다면 그 춤을 추게 만드는 음악과 같은 역할을 한다.
여기에 소개된 내용은 성혜옥의 <친밀감이 부부갈등의 벽을 허문다> (2011, 예영커뮤니케이션), 성혜옥의 <가짜대화에서 진짜대화로 꿈의 대화와 정서중심 대화> (2017, 학지사), 수잔 존슨의 <정서중심적 부부치료> (박성덕 역, 2006, 학지사 간), 수잔 존슨의 <날 꼬옥 안아줘요> (박성덕 역, 2006, 이너북스 간), 박성덕, 이우경이 공저한 <정서중심적 부부치료 이론과 실제> (2008, 학지사), Susan M. Johnson, The Practice of Emotionally Focused Couple Therapy Second Edition: Creating Connection (New York: Brunner-Routledge, 2004), Susan. M. Johnson, Hold Me Tight: seven conversations for a lifetime of love (New York: Little Brown and Company, 2008), 에서 인용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